업무사례
스토킹 잠정조치 위반, 전자장치 부착 결정을 취소한 사례
잠정조치 위반을 이유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결정이 내려졌으나, 항고를 통하여 4일 만에 그 결정을 취소시킨 사례입니다.
Ⅰ.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스토킹 잠정조치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결정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의뢰인과 피해자는 과거 연인 관계였습니다. 의뢰인은 피해자의 부탁으로 어머니에게서 3,000만 원을 빌려 피해자에게 건넨 일이 있었고, 이후 채무 관계가 정리되지 않으면서 피해자 측이 의뢰인을 스토킹으로 반복하여 고소하였으며 결국 잠정조치 결정까지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잠정조치 기간 중 먼저 연락을 해온 쪽은 피해자였습니다. 피해자는 처벌불원을 도와주겠다고 접촉해 온 뒤, 자신이 제시한 조건이 맞지 않으면 주고받은 연락 가운데 의뢰인의 연락만 선별하여 신고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Ⅱ. 사건 쟁점
핵심 쟁점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이라는 처분이 유지되어야 하는지 여부였습니다.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는 법원이 스토킹행위자에게 내리는 보호조치로, 피해자에 대한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일정 거리 이내의 접근 제한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같은 법 제9조 제1항에 따라 법원은 잠정조치를 위반한 행위자에게 구치소 유치 또는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할 수 있고, 잠정조치 위반 행위 자체도 같은 법 제18조 제2항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별도의 범죄가 됩니다.
전자장치가 부착되면 직업에 따라서는 근무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사회적 불이익도 뒤따릅니다. 잠정조치 결정에 대한 항고는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하여야 하므로, 이 사건에서는 대응의 신속성이 결정적이었습니다.
Ⅲ. 강창효 변호사의 조력
변호인은 의뢰인이 보관하고 있던 통화내역과 녹취록 전부를 당일 밤부터 검토하여, 잠정조치 위반이라는 평가를 뒤집을 수 있는 사정을 네 갈래로 정리하여 항고장에 담았습니다.
1) 피해자가 먼저 연락하였다는 점
잠정조치 위반이 성립하려면 행위자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연락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잠정조치가 내려진 이후 의뢰인이 피해자에게 먼저 연락한 사실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피해자가 별도의 번호를 사용하여 두 차례에 걸쳐 의뢰인에게 전화를 걸었고, 의뢰인은 이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도 피해자는 의뢰인에게 전화하여 처벌불원을 도와주겠다고 제안하면서 의뢰인 어머니의 5,000만 원 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내걸고 처벌불원서 내용의 조율을 요구하였습니다. 신고의 대상이 된 연락은 바로 이 조건을 협의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변호인은 통화내역을 시간순으로 정리하여 항고장에 첨부함으로써 의뢰인의 연락이 피해자의 선제적 접촉에 따른 것임을 객관적으로 소명하였습니다.
2)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피해자는 의뢰인에게 전화를 걸어 약 30분 가까이 통화하였습니다. 통화 중 자신이 듣고 있던 노래를 들려주었고, 자신이 강원도에 있다며 오라고 권하기도 하였으며, 의뢰인의 외모를 칭찬하는 대화도 이어졌습니다.
스토킹으로 고소한 상대에게 놀러 오라고 권하고 장시간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간 사람이 그 상대의 연락에 공포심을 느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변호인은 녹취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정면으로 다투었습니다.
3) 유인 후 선별 신고라는 반복된 패턴
통화내역과 녹취록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행동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었습니다. 먼저 의뢰인에게 연락하여 처벌불원을 도와주겠다고 접촉한 뒤, 자신이 내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주고받은 연락 중 의뢰인의 연락만 선별하여 신고하는 방식이 한두 차례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통화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연락이 스토킹이 아니라 합의점을 묻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으나, 의뢰인이 그렇다면 합의를 위한 연락은 문제 되지 않는 것인지 되묻자 고소하라며 태도를 바꾸었습니다. 또한 의뢰인이 연락하지 말아 달라는 문자를 보낸 뒤에도 피해자는 계속 연락하였고, 전화를 받아 달라거나 특정 번호로 연락해 달라는 취지의 장문 문자까지 보냈습니다. 변호인은 스토킹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연락을 종용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항고장에서 부각하였습니다.
4) 처분의 과도함
의뢰인은 헬스센터에서 트레이너로 근무를 시작한 상태였습니다. 트레이너는 회원에게 운동 동작을 시범 보여야 하므로 발목이 노출되는 복장을 착용할 수밖에 없어, 전자장치가 부착되면 근무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생계가 곧바로 위협받는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의뢰인은 체격이 왜소한 여성인 반면 피해자는 건장한 성인 남성으로, 의뢰인이 피해자에게 물리적 위협을 가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상정하기 어려웠습니다. 변호인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는 유지하더라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까지 명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처분이라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Ⅳ. 결과
항고장을 제출한 지 4일 만에 법원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법원은 잠정조치 위반에 따른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결정을 취소하고, 접근금지 등 나머지 잠정조치는 그대로 유지하였습니다.
잠정조치 관련 결정에 대한 항고 기간은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에 불과합니다. 부당한 결정을 다투려면 그 기간 안에 통화내역과 녹취 등 객관적 자료를 정리하여 제출하여야 하므로, 결정을 받은 즉시 대응에 착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